개발 습관에 대하여

개발을 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던 적이 있다. 이 일이 나에게 안 맞는 건가ㅌ 고민했던 적이 많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보다는 개발 습관이 처음부터 잘못 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개발이 무엇이냐? 개발이란 프로그래밍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작업이지만, 그 근본은 바로 '소통'이요, 그 작업의 과정은 '대화'가 8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시간을 혼자서 개발했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개발에 대한 나의 인식은 '함께'가 아닌,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었다. 그러나 그 고독한 싸움의 끝에는 늘 해괴망측하고 장황한 코드들만 만들어졌다. 걔들 중에는 분명 유연하고 확장성 높은 코드들도 있었지만, 늘 사람들은 그 코드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럴때면 늘 다른 사람들이 틀렸고 수준이 낮다며 속으로 그들을 비난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틀렸더라.

책을 쓰는 작가들을 생각해보자. 작가들은 분명 그들이 출간하는 글 보다 문법이나 학문적으로 더 수준 높은 글을 못 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본분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읽기 쉬운 글을 써내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절제하여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쓴다. 그래서 작가에 있어 가장 필요한 자세가 바로 '배려'가 아닐까 한다.

개발자도 마찬가지다. 더 고도화된 코딩 기법이나 문법을 쓰는 건 분명 개발자에게는 아주 구미가 당기는 일이지만, 그런 것들은 코드를 읽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안타깝게도 난 매우 이기적인 개발자였고, 이기심과 욕심에 눈이 멀어 있다보니 늘 그런 짓들만 했었다.

이젠 욕심을 버리고 개발의 근본에 충실해보려고 한다. 오늘 내가 작성했던 코드 중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코드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고 내일 출근하면 사람들과 한 번 떠들어 보는 소소한 시간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봐야겠다.